박찬욱 감독도 잭잔느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거짓말치지마
걸즈나잇으로 공주들과 함께 감상한 네지 코쿠토 루트
미리 떠났던 선발대 공주의 감상에 어느정도 미리 알고 시작한 정보가 '크리스마스에 나를 찬다'와 하여간 거대한 멘헤라가 온다 정도였는데
아니 차이려면 일단 사귀어야 차이든가 하죠
사귀기도 전에 차이면 차이는게 성립이 안되잖습니까
사실 네지 루트 마지막에 해야 한다고 워낙 많이 들었어서... (난 아직 후미-모두가 그를 반휘혈이라고 불렀고 그의 루트는 '내가타카시나시라후미의깔?!'이라고 평했는데 이건 후일 직접 해봐야 알듯) 지금 해도 되나 싶긴 했었는데 ... 그래도 다같이 보기엔 정말 콘텐츠 많은 루트였어서 좋았다 싶다 일단 붐따하고 싶은 부분에서 나와 함께 붐따를 날려주는 공주의 존재는 아주 소중했음
이 남자 원래 딱 보기에도 쉬워 보이지는 않았고요
실제로도 아주 정말 쉽지않았습니다
공통루트 매 공연에 추가적으로 뭔가 코멘트 얹어줄 때까지만 해도 그냥... 한국문학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문제에 해답 얻는 기분이고 여러모로 공연들 풀이해주는게 좋았던 것 같은데
그가... 어느날...
바다로 가자고 하는 거에요
전철 탈 때부터 뭔가 잘못됨을 감지했음 왜냐면 이 배경 다른 루트에서는 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임 그리고 네지코쿠토는 기본적으로 두문불출방콕집필가인데 바깥나들이를...? 싶었는데
바다로 가
그리고 갑자기 이렇게예쁜곳에서사람이죽었대
뭔가 단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구나 싶었죠
이자식 상담이 필요한 정신상태구나 싶었는데 또 아무렇지 않게 공연들이 지나가고 그렇게 겨울공연까지 이어지고 나는 도미나의 탄생 비화와 겨울공에 드러난 그의 페르소나적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마를 탁탁 치고 (이때 공주가 말했다 "나를 죽이지 못한 트라우마는 패티쉬가 된다")
그 이후에 온 크리스마스...
그 뒤로 휘몰아친 수많은 일들... ...
수많은 경악과 붐따
바다에서 벌어진 모 장면에서는 두 공주가 헤어질결심을 외치면서 쓰러졌음
박찬욱감독도 잭잔느를 한것이라 주장
헤결 몰뇌인 나로서는 뭐냐 뭔데 상태였지만
그냥 그 개 그 지 같은 겨울 사복을 입고 이런 모든 시리어스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꿈만 같아서(제발찢어버려줘그겨자색옷과고추장색의고무장갑)
공략에 필요한 표현 스탯은 다 채워서 걍 심란한데 키사야 심란할땐 걍 뛰어라 라는 마음으로 애한테 러닝만 주구장창 시켰더니 애가 루트 내내 전력질주해서 정신병에게 뛰어갔음
그렇게 키사는 마라톤선수가 되었고 솔직히 네지코쿠토보다 우리 키사가 체력 10배는 좋을듯
여튼 그는 정말로... 진짜...
타치바나키사가 없으면 죽는 인간이었던 것임...
물론 키사때문에 죽으려고 했다고 보는 인간도 있겠지만
나는 그의 재능이란 결국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다소 왜곡된 인지... 방향이 조금 어긋나버린 원망... 그런 것들로 비롯된 재능을 원동력 삼아(최종공연에서 크로울리가 반동사상을 본인 창작의 밑거름으로 쓰고 있으며, 자신은 반항아라고 서술한 부분과 연결)... 본인 왈 '목숨을 깎아먹는 창작방식'으로 그간 창작을 하고 있었다고 보았기에...
키사가 아니었다고 한들 언젠가 그가 말했던 '안전한 장소'인 유니베일을 벗어나면 분명 그의 재능 역시 위기를 맞고 같은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었으리라 본다
그래서 더욱.. 그의 그런 고립된 세계에 금을 낸 것이 키사라 다행이라 생각
왜냐하면 ... 키사처럼 정말 무대를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해서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을 인간은 극히 드물테니...
네지가 키사가 여자임을 깨닫고 그제서야 키사가 겨울공때 무슨 각오와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을지, 칫치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을지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이 정말 좋았던 이유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것을 위해 가장 사랑하는 것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각본을 살리고자 열과 성을 다한 인간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음...
차라리 네지가 타인에게 그리 공감하는 성정이 아니었다면 달랐으련만... 내가 보기엔 그 역시 타인의 처지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이고.. 그렇기에 키사의 그런 마음을 헤아리며 과거를 되짚어나가다가 집필이 막히고 스스로 재능을 '잃었다'라고 판단하는 지점까지 내몰렸다고 생각
하지만...
그런 배우에 대해
그런 배우를 위해서...
그런 배우의 선택과 앞길을 응원해주기 위해 자신의 각본으로 ... 하나의 클래스를 동원하여 '너는 이곳에 있어도 되고 꿈은 모두에게 열려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각본가 역시 ...
정말 너무너무 큰 사랑을 되돌려주었다고 생각한다...
미친 순애로구나...
- 칫치가 루키올라의 '왜 쑥팔이가 되었냐'라는 질문에 '그냥 나는 쑥팔이가 해보고 싶었어' 라고 대답한 것이... 네지의 앰버>쿼츠 전과와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음...
모두가 그의 전과 이유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얹었으나 그 본인은 그저 '그곳에서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이유였다는 점
- 여러모로 인외같은 느낌, 그런 포지션의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인간적이고 의외로 ... 평범한 감상을 갖고 살아가는 캐릭터라고 깨달은 부분에서 입체성이 느껴져 좋았던듯
- 네지는 역시 모든 공연의 각본가이고 연출가이며 무대를 만드는 인간이다보니 그도 무대를 너무 사랑함... 그래서 다른 개인루트들과 다르게 키사-네지의 관계성 그 자체보다 무대를 만드는 쿼츠.. 공동체의 유대와 동료들의 신뢰... 협동... 그런 것들을 중심으로 다뤘다는 느낌인데
사실 오토메겜으로서는 애매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연애만을 중심에 두고 끌어가는 이야기보다 매력적이라고 느꼈음... 애들이 모두 기특하고... 무대를 너무 사랑하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무대를 사랑하는 인간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이야기는 가슴이 벅차다 그리고 그들이 집결된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구원과도 같은 메세지.. '너는 이곳에 있어도 돼'를 전달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 근데 역시 우리 무슨 사이야<를 거의 엔딩 막바지까지 외치면서 이자식 뭐야 마지막까지 극장에 데려와? 괘씸해죽겠네 프로포즈라도 하면 인정이다 하면서 비웃었는데
진짜했음그걸
와... ....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되겠다고 절절히 체감
그래.. 결혼해라.. 그리고 행복해라
사랑이 어떻게 변하죠? 영원한 것 아닌가요?